[역학의 철학] 1장. 왜 역학의 철학인가?
역학 연습 2013. 10. 27. 00:40 |철학을 전공한 <숫자에 속아...> 공역자 전현우 군과 함께 알렉스 브로드벤트 교수의 <역학의 철학 Philosophy of Epidemiology> 강독을 시작했다. 일단 두사람이 조촐하게, 그러나 끝까지 읽어나갈 생각이다. 기록과 기억을 위해 메모를 남겨둔다.
1장. 왜 역학의 철학인가?
1. 역학의 철학 서론
역학의 정의를 소개. 로스먼 등의 <현대 역학> 3판 정의도 소개. 집단 비교라는 연구 방법 사용 강조. 역학적 연구 설계를 이용 집단 비교로 추론하는 과정은 2장에서 다룸.
"역학은 인구집단 건강 향상이라는 목적을 위해 집단간 비교를 이용하여 인구 집단에서 질병과 여러 건강 상태의 분포와 결정 요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역학은 대학원이나 학부 과정에서 대개 배우지 않음. 의학에서 배우지만 교과과정의 극히 일부만 차지. 고등 교육을 받고 과학적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도 역학이 무엇인지 말하기 힘듦.
과학철학자가 역학을 무시해온 이유 중의 하나. 몇몇 철학자가 역학에 대해 생각해왔고 많은 철학자는 확인하지 않고 역학적 사례만 이용해왔음은 사실.
역학은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처럼 철학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며 철학적으로 흥미로운 분야.
역학은 통계학의 많은 내용을 들여왔고, 통계학 또한 그 자체로 철학적으로 흥미로운 분야. 이 책의 목적이 역학에서 철학적 문제를 확인하기 위함이므로 통계학 이론에서 철학적 문제를 주로 다루지는 않음. 역학은 통계학을 이용하지만 단순히 통계학이 아니고 개념적 문제는 통계학의 개념적 문제를 해결한다고 풀리지 않음.
2. 주제
역학은 어떤 종류의 개념적이고 방법론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는가? 무엇이 역학을 철학적으로 흥미롭게 만드는가? 이 신생 학문의 두드러진 특징을 여섯 가지로 나눠 살펴봄.
1) 역학은 인과(causation)에 집중. 질병의 분포를 이해할 때 역학자는 저명한 과학철학자인 낸시 카트라이트의 표현을 빌면 질병 분포를 연구하면 원인 "사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 존 스노 콜레라 유행, 식이 요인과 펠라그라,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발견 등 역학의 주요 연구 소개. 역학자의 주요 관심이 인과고, 철학자도 마찬가지였지만 서로 관심이 겹치는 영역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움.
2) 역학은 "관찰적(observational)" 기법을 중심에 놓고 있음. 가장 중요한 연구 방법인 코호트 연구와 환자-대조군 연구는 연구자가 어떤 개입도 하지 않음. 오스틴 브래드퍼드 힐과 리처드 돌의 역사적 연구인 폐암과 흡연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와 영국 의사 코호트 연구 소개. 개입이 역학 연구에 전혀 이용되지 않는 것은 아님. 무작위 대조 시험은 일종의 실험 연구이나, 여전히 잘 통제된(controlled) 실험은 아님. 존 스튜어트 밀의 이상적인 통제된 실험과 비교하면, 실험군과 대조군은 약간의 차이가 있음. 이러한 차이가 연구 결과와 관계가 있음. 연구 대상자는 비교적 동질한 집단 내에서도 연령, 인종, 식이 습관, 생각 습관, 유전 물질 등 많은 다양한 요인이 다름. (무작위 배정을 통해 시험군과 대조군이 갖고 있는 요인의 평균적 차이는 상쇄되지만 개인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음/역자 주) 무작위화가 통제된 실험과 실제로 동등한 가치를 갖느냐는 방법론 측면에서 중요한 질문으로 워럴이나 호윅과 같은 일부 철학자가 관심을 가짐.
3) 역학은 이론(theory)이 없음. 지난 몇 십 년 간 빠르게 성장한 학문으로 자체적인 이론을 축적시키지 못함. 역학자의 전문성은 방법론적임. 역학은 흡연이 폐암의 원인임을 밝혔지만, 만일 지금 뒤집힌다고 해도 역학적 이론의 위대한 구조에 틈이 생기지는 않을 듯함. 라마르크 진화가 맞다고 확인된다면 기존 지식체계를 흔들어 진화 생물학, 세포 생물학, DNA의 이해 등도 변화가 생길 것임. 역학은 자신만의 이론적 영지가 없음. 역학은 인과 고리를 발견했고 이론적 체계에 넣는 역할. 오류로 인해 역학자가 사용한 방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다윈 진화론의 자연 선택설이나 일반 상대성 이론에 필적할 거대한 역학적 이론이 없으므로 새로운 사실에 적합시키면 됨.
4) 역학적 기법은 비교적 영역에 둔감(domain insensitivity). 현대 역학이 의과학에 압력을 가해 핵심 기법으로 자리잡아 왔음은 명백. 역학적 기법은 인터넷 사용 수준과 자살률의 관련성을 검토하는데나 BRCA1 유전자 유병률과 유방암 발생률의 관련성 확인에도 적절. 의학적으로 흥미로운 건강 상태 영역은 점점 넓어져 비만이 환경과 유전 요인 모두 여러 역학적 연구가 수행되는 대표적인 사례. 역학은 이같은 설명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음. 역학의 확장이 어떻게 어디서 막힐지 철학적으로 흥미로운 질문임.
5) 역학에만 독특한 특징은 아니지만 인구집단(population) 사고를 중심에 둠. 이 용어는 다른 맥락으로 생물학의 철학에서 익숙함. 병에 걸리는 개인이라는 측면에서 인구집단 사고는 직관적이지 않음. 인구집단에서 질병 수준의 측정이 역학의 핵심이고, 속성(property)을 가질 수 있는 실체(entity)로서 인구집단 사고가 필요함. 철학적으로 흥미로운 질문이 여럿 파생되고 법률적 맥락은 11장에서 다룸.
6) 역학의 가장 분명한 특징은 감내할 위험(stake)이 높다는 점임. 올바른 추론에 실패한 비용은 잘못된 추론의 비용만큼이나 높을 지도 모름. 역학이 HIV가 AIDS의 원인임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면, 잘못된 원인을 발표하는 상황만큼이나 위험함. 인식론적 위험으로 과학적 태도에 대해 많은 흥미로운 질문을 자아냄.
3. 개요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인과와 인과성 추론이 역학과 역학적 방법론에서 지나치게 강조되어 왔고, 설명과 예측이 더 강조되어야 할 가치가 있음. 3장은 설명이 관련성의 강도 측정과 이해에 매우 유용한 개념임을 다룸. 4장과 5장은 인과성(causation) 자체보다 인과 추론의 본질을 다룸. 6장은 설명이 예측 이론에도 중심적 위치임에도 철학자와 역학자 모두 무시해온 주제임을 다룸. 7장은 예측을 위해 반드시 설명해야 함을 다룸. 이 주제는 3장에서 7장까지 발전됨. 남은 장은 좀더 세부적인 주제임. 8장은 기여도(attributability) 측정을 다룸. 9장은 “위험 상대주의(risk relativism)”를 다루고 물리학이 부러워 하는 사례로 진단해볼 것임. 10장은 현대 역학의 또다른 병폐 중의 하나인 “다요인주의(multifactorialism)”를 검토함. 다요인주의는 질병이 설명 가능한 원인의 관련성으로 정의될 필요를 누락시킨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음. 11장은 역학적 근거를 이용하려고 노력하는 변호사가 겪는 다양한 골칫거리를 토의함. 12장은 주제로 되돌아와 설명이 인과보다 더 많은 역학적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음을 결론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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